미팅가이드
소개팅 삼프터가 유독 고민되는 심리학적 이유
안녕하세요, 결혼정보회사 듀오입니다.
소개팅을 하면 “삼프터는 국룰이지”라는 말, 한 번쯤은 들어보셨을 거예요. 애프터까지는 괜찮았는데, 세 번째 만남이 다가오면 괜히 마음이 복잡해집니다. 고백을 해야 할 것 같기도 하고, 그렇다고 확신이 있는 건 또 아닌 것 같고요.
그래서 주변에 물어보면 열에 아홉은 이렇게 말합니다.
“일단 세 번은 만나봐.”
그런데 문득 궁금해집니다. 왜 하필 ‘세 번’일까요? ¯\_(ツ)_/¯
가위바위보도 참을 인(忍)도 세 번인 한국인의 삼세판 문화 때문일까요? 아니면 그럴듯해 보여서 생긴 말일까요?
오늘 듀오에서 삼프터가 유독 ‘결정의 시점’처럼 느껴지는 이유를 심리학 관점에서 풀어보려 합니다💘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1. 첫인상의 강력한 잔상, '초두효과(Primacy Effect)'
우리 뇌는 매우 효율적인 시스템을 선호해요. 에너지를 아끼기 위해 처음 접한 단 몇 초 만의 정보로 "이 사람은 이런 사람이다"라고 정의를 내리는 것도 바로 그 효율성 때문이죠.
이를 심리학에서는 초두효과(Primacy Effect)라고 부릅니다. 단순히 '첫인상이 중요하다'는 개념 이상으로 먼저 들어온 정보가 나중에 들어오는 정보들의 '해석 기준'이 되어버리는 거죠 마치 책의 첫 페이지가 그 소설의 장르를 결정해버리는 것과 같습니다.
예를 들어, 상대가 '똑똑하다'는 인상을 먼저 주면 뒤에 발견되는 고집은 "자기 주관이 뚜렷하다"는 개성으로 해석됩니다. 반대로 '고집 세다'는 인상이 먼저 박히면 똑똑함은 "자기 이익만 챙기는 영악함"으로 왜곡되어 보이죠.
결국 첫인상은 상대의 모든 행동을 판단하는 '필터'가 돼요. 이 강력한 첫인상의 잔상을 걷어내는 데는 최소 2~3번의 데이터가 필요해요. 반복적인 데이터 수집을 통해 뇌가 만든 첫 번째 필터를 걷어내야만 비로소 상대의 '진짜 모습'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됩니다.

[출처 | freepik]
2. 보고 싶은 것만 보는 뇌의 고집, '확증편향(Confirmation Bias)'
초두효과가 판단의 '첫 단추'를 끼우는 것이라면, 확증편향은 그 단추가 유지되도록 내 판단에 유리한 증거만 찾는 뇌의 습관이에요. 우리 뇌는 내가 믿고 있는 생각과 반대되는 정보를 접하면 ‘인지 부조화’라는 불편함을 느끼는데요. 이 불편함을 피하기 위해, 나도 모르게 내 판단을 뒷받침해주는 정보만 골라 수집하게 되죠.
첫인상이 나빴던 상대가 만회하려고 애쓰면 "실수를 덮으려는 가식"이라며 폄하하고, 어쩌다 한 번 실수를 하면 "내 말이 맞지? 저럴 줄 알았어"라며 자기 판단을 정당화하곤 해요. 반대로 첫인상이 좋았던 상대라면 치명적인 결함조차 "그럴 수도 있지"라며 넘겨버리기도 합니다.
결국 확증편향은 상대를 알아가는 과정이 아니라, 내가 내린 판단의 정당성을 확인하는 과정이에요.
초두효과가 '첫인상의 형성'에 관여한다면, 확증편향은 그 첫인상을 계속 유지하려는 성질인 셈이죠.
세 번 정도의 만남은 이 편향을 잠시 멈추고, 내가 무시했을지도 모를 상대의 다른 면모를 마주할 최소한의 기회를 제공합니다.

[출처 | freepik]
3. 설렘만으로는 결정할 수 없는 순간이 온다, 'SVR 이론'
심리학자 머스테인은 사람 사이의 관계가 자극(Stimulus) → 가치(Value) → 역할(Role)이라는 세 단계를 거쳐 깊어진다고 설명합니다.
이를 SVR 이론이라고 하죠.
1~2회의 만남이 외적 조건과 분위기에 반응하는 단계라면, 세 번째 만남 전후부터는 비로소 상대의 가치관과 태도 같은 ‘알맹이’가 보이기 시작해요.
상대의 내면을 확인할 수 있는 데이터가 쌓이기 때문에, 세 번째 만남은 관계를 계속할지 말지 결정해도 되는 만큼의 정보가 갖춰지는 시점이 되거든요. 그래서 삼프터가 대중적으로 결정을 내리는 골든타임처럼 인식되게 된 것이죠.
결국 세 번의 만남은 확신이 완성되는 순간이라기보다, 뇌가 만든 첫인상의 필터를 걷어내고 상대를 있는 그대로 마주할 준비가 끝나는 시간이라 할 수 있어요.
💌 S단계 (Stimulus, 자극): 주로 1~2회 만남
이 시기는 외모나 목소리, 분위기 같은 외적 조건에 주로 반응하는 단계예요. 앞서 말한 초두효과가 가장 강력하게 작용하는 시점이기도 하죠. 이 단계에서 느끼는 설렘과 호감은 분명 중요해요. 하지만 이는 관계의 깊이를 판단하기보다, 상대를 처음 마주하며 뇌가 내리는 즉각적인 반응에 가까워요상대의 본모습보다 첫인상이 만든 잔상에 더 큰 영향을 받는 시기라고 볼 수 있습니다.
💌 V단계 (Value, 가치): 주로 3회 차 전후
겉모습에 익숙해지면서 대화의 중심은 자연스럽게 그 사람의 태도와 가치관으로 이동해요. 삶의 우선순위나 관계에 임하는 자세 등이 나와 잘 맞는지 확인하는 본격적인 과정입니다.
갈등 상황에서의 반응, 내 이야기를 대하는 진지함, 관계에 대한 책임감, 그리고 연애관이 크게 어긋나지 않는지 확인하게 됩니다. 이런 가치관 부합 질문들에 대한 대략적인 답이 보이기 시기입니다.
💌 R단계 (Role, 역할): 고백 이후
고백 이후, 실제 연인으로서 서로의 역할을 조율하는 과정이에요. 말뿐인 호감이 아니라 정서적 지지, 책임감, 관계 유지 방식이 현실 속에서 검증되는 단계입니다. 연인이라는 역할 안에서 서로에게 기대하는 바를 맞춰가는 시기이기에, 이 단계에서 조율하기 어려운 어긋남을 느끼면 관계를 정리하기도 해요.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4. 3번은 '평균'일 뿐, '정답'은 아닙니다
중요한 건 3이라는 숫자가 아니라 각자의 속도예요. 횟수는 얼마든지 변할 수 있거든요.
어떤 사람은 1~2번의 만남만으로도 상대가 나를 정서적으로 지지해줄 사람인지, 가치관의 결이 맞는지 본능적으로 알아차릴 때가 있어요이 경우, 타협할 수 없는 부조화를 느꼈다면 횟수를 채우기 위해 억지로 만나는 것은 에너지 낭비죠.
반대로 신중한 성향이라면 세 번의 만남으로는 상대의 감정 표현 방식이나 정서적 안정감을 파악하기에 부족할 수도 있어요. 이때는 서두르지 말고, 충분히 더 만나보며 나만의 데이터를 쌓아도 괜찮습니다.
🔎 그래서, 지금 나는 어디에 와 있을까 횟수보다 중요한 '진짜 확신' 체크리스트
삼프터, 고민중이시라면 만남 속에서 아래의 신호들을 발견했는지 점검해 보세요.

[출처 | 듀오]
🔹 결과 해석
✔ 6개 이상 체크: 설렘(S)과 가치(V)가 확인된 상태! 고백을 고민해도 좋은 시점입니다.
✔ 4~5개 체크: 호감은 있지만 데이터가 조금 더 필요해요. 조금 더 만나며 판단해 보세요.
✔ 3개 이하 체크: 가치관의 어긋남이 드러났을 가능성이 큽니다. 삼프터라도 멈추는 선택도 합리적입니다.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심리학이 ‘3번의 만남’을 이야기하는 이유는, 그쯤 되어야 비로소 상대의 가치와 태도가 보이기 시작하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연애에는 정해진 공식이 없습니다. 만남의 주인은 통계도, 이론도 아닌 바로 당신이니까요. 횟수보다 더 중요한 건 “내가 첫인상이나 기대에 끌려 판단하고 있진 않은지”, 그리고 “이 사람의 가치가 지금의 나와 잘 맞는지”를 스스로에게 솔직하게 물어보는 일이에요.
그 질문에 답이 섰다면,고백이든, 추가적인 만남이든, 혹은 멈추는 선택이든그 결정은 충분히 존중 받아야 할 당신만의 정답이에요.